쉬운 일 아니에요
It's Not Easy

정멜멜 블로그
쉬운 일 아니에요

It's Not Easy

2025년 1월의 사진들


첫 출근은 대청소와 장비 정리로. 짐을 줄이고 싶어서 스트로보를 샀지만 손목에는 무리가 더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청소하며 선물 받은 달력들도 곳곳에 걸어두었다.
새해 처음 구입한 책은 이미지 걸스. 운동 다녀오면서 비건 책방에 들러 샀다.

마니또 발표가 있던 날, 도구의 양면 달력에서 패턴이 있는 부분을 뜯어내 포장하고 간단하게 새해 축하 인사를 썼다. 내 마니또는 (매일 보는) 해수였음···  속이기? 쉬웠음··· 파타고니아 좋아하는 해수를 위해 촬영할때 유용할 얇은 미드웨이트 이너 글러브를 선물로 샀다.

1차는 또또에서. 

그리고 2차는 작업실에서··· 다음 날 청소하다 주운 알록달록한 리본들.

올해 첫 영화는 <더 폴: 디렉터스 컷> 개봉했을 때 놓쳐 오래 후회했던 영화인데 재개봉의 은혜? 달려가야죠. 좋은 영화는 결국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나름 <더 폴: 디렉터스 컷> 을 위한 착장이었음을··· 인터뷰를 찾아 읽다가 타셈 싱이 CG를 쓰지 않는 이유에 깊게 공감했다.

향 제품을 좋아하지만 함께 지내는 이들의 성향을 고려해 자주 피우진 않는다.

롯지의 토실토실한 프렌치 토스트. 쿨타임이 차면 꼭 가줘야···  

추워서 (1월이니까 당연하지요?) 운동 갈 때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취미가 있고,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고 싶은 취미가 있는데 위빙은 후자···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 힘들다. 
작업실에서 거의 매일 먹는 루이보스 카라멜 티. 저는 루이보스 베이스 티를 좋아합니다.  
머리 자르러 가면 늘 보는 피키. 붙임성이 없는 듯 있는 귀여운 아이.

촬영 끝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했다. 사진 일 시작하고 여러모로 어설프기 그지없을 때 처음 만났던 윤주 에디터님. 생각해 보니까 일로 드문드문 뵈었어도 식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날 촬영 갔다가 본 박스.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을 독려하기 위한 메시지와 핫팩.

그렇다. 1월에도 여전히··· 병마를 이겨낸 강아지 깃발 보고 눈물 참는 법 아시는 분 있는지··· 

대학생 때부터 보던 풍경. 학교는 싫었지만 이 길을 지나는 건 늘 좋아했지. 

오랜만에 집에 친구들을 초대했다. 

스프 빼고는 연희동 맛집들의 은총을 받았음. 연교와 툭툭 감사합니다. 요리를 너무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라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었고, 그들은 배달 음식을 오히려 좋아했다···

인터뷰 촬영. 재밌었다. 

계엄과 이런 저런 흉흉한 나랏일로 계속 미뤄졌던 첫 오프라인 북토크. 끝나고 맥주를 마셨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저는 차를··· 

제가 택수네 놀러 간 거 아니고, 택수가 저희 집에 맡겨진 상황 맞아요. 맞는데··· 맞겠지? 

사러가마트를 통해 알게 된 같이 양조장의 술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늘 마시던 레몬 딜이 아닌 시즌 한정 애플 시나몬을 집어와봤다.
올해 겨울은 상대적으로 안 추웠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사진들을 돌이켜보니 현장들이 다 엄청 추웠던 기억이··· 한옥 현장에서 얼마나 춥고 정신없었으면 신발을 저따위로 벗어놓은 사람을 발견. 근데 그 정신머리 없음이가? 바로? 저인 것이예요? 

끝나고 들린 사라브에서 카푸치노를 먹었다. 1월에 먹은 카푸치노 중 제일 맛있었음. 

좋아하는 카푸치노. 런어웨이의 빵실하고, 시나몬이 아낌없이 올라간···  

동네 사랑둥이 로뎀이. 로뎀이를 우연히 만난 날엔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짜이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우유 + 향신료 조합을 선호하는 듯. 

연희동에 새로 생긴 타라이. 근처 젤라또 숍의 오너분들이 새로 여신 레스토랑 같았다. 

큰 테이블에서 이것 저것 시켜 먹었다. 

그리고 타라이에서 알게 된 지벨의 사워도우에 좀 빠져있었던 1월과 2월. 휙 구워서 올리브유랑 후추만 뿌려 먹어도 맛있다.
답사 갔다가 그 근처 맛집을 소개받고 또 들리는 일. 짜릿하다는 말 밖엔···

1월에 나 진짜 막걸리man 이었음. 

입춘일과 입춘시에 맞춰 붙이는 것이 좋다는데 처음이라 잘 모르고 조금 일찍 붙였다. 내년엔 더  잘해보는걸로.

저만의 연휴 준비가 있거든요.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에서 디저트를 산다던가 하는 (그냥 평소 하던 짓과 별로 다르지 않음)  

오래전부터 떡국에 유구한 자신감을 보여온 신해수씨의 떡국. 근데 진짜 맛있기는 함. 참해. 

1월에는 택수의 건강검진 & 지방종 제거 수술 이슈도 있었다. 털도 깎이고 여러모로 예민하던 택수. 고생했지. 

연휴에는 오래 살던 동네 근처에 오랜만에 갔다. 저녁 먹으러 간 것이었는데 으리으리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보며 입이 떡 벌어지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말해보라고 묻는다면 전 스끼야끼나 샤브샤브라고 대답하는데요. 아무도 묻지 않지만. 
배가 부르지만 않았어도··· 너를··· 네? 네··· 아니···

아무튼! 지갑을 진짜 가까스로 사수했고··· 동시에 어떤 격세지감을 느끼며···


새해 업무 노트 개시. 우리가 만든걸로··· 새삼 신기했다.

먼 동네까지 가서 재고 확인하고 사 온 거울을 붙이는 것으로 1월 종료. 잡동사니를 올려두거나 읽던 책, 펜을 두던 선반을 화장대로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월별 기록을 블로그에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인스타그램에 아이폰 사진을 올리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익숙해지니 귀찮지 않고 좋더라고요.

이십 대 중반 내내 블로그를 열심히 했는데 기록 목적보다는 철저한 현실도피용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블로그를 보고 촬영 의뢰가 들어오면서 전업을 할 수 있었으므로 기록이 진짜 현실로부터 나를 멀리 밀어주기도 한 것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죠. 

이제 그런 의도는 아니고··· 연말 결산만 올리기에는 적지 않은 서버비가 아깝기도 하고, 너무 너무 바빠 일기 쓰는 것도 사치였던 삼십 대를 후룩 넘기고 사십 대를 앞두니··· 정신없다는 이유로 나풀나풀 새털처럼 날아가 사라지는 일상들이 참 아쉬워져서. 절대로 남이 대신해주지 않는 것에 기록이 있다는 걸 늘 잊고 산다. 아무튼 오랜만에 해보니 진짜로 쉬운 일 아니에요. 그렇지만 의미 없는 일도 아니지요.
정멜멜
서울에서 동료들과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를 운영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비인간동물과 그들의 반려인, 보호자, 활동가와 후원자를 사진과 대화로 기록하는 올루 올루를 이어간다. 
melmel chung
member of texture on texture,  a small team of professional photographers based in seoul.

Olu Olu continues to document non-human animals and their companions, guardians, activists, and supporters through photographs and conversations.









정멜멜은 서울에서 동료들과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를 운영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비인간동물과 그들의 반려인, 보호자, 활동가와 후원자를 사진과 대화로 기록하는 프로젝트 올루 올루를 이어간다.  인스타그램 @meltingframe